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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브라우스(Jeff Brouws), 미국 풍경 속 '잊혀진 공간'을 기록하는 시선

애드 박 2025. 7. 7. 10:24

미국 풍경 속 '잊혀진 공간'을 기록하는 시선

제프 브라우스(Jeff Brouws)

 

제프 브라우스(Jeff Brouws)는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쇠퇴한 산업 지역, 버려진 상업 지구, 도심의 황량한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 사진작가이다. 그는 미국의 도시화와 해체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기록하며, 사회적 변화와 문화적 흐름을 '장소'를 통해 해석한다. 이 글에서는 Brouws의 철학, 대표작, 촬영 방식에 대해 분석하며, 그의 작품이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던지는지 살펴본다. 그의 시선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풍경 속에서 우리 시대의 기억을 환기시킨다.

Jeff Brouws, Route 248 Four Buttes Montana, 2003
Jeff Brouws, Route 248 Four Buttes Montana, 2003

제프 브라우스(Jeff Brouws)는 누구인가?

제프 브라우스(Jeff Brouws) 1955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사진작가로, '미국의 풍경적 실재'를 기록하는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사진을 통해 지역사회, 경제적 해체, 그리고 도시 기반시설의 변화 과정을 조명해왔다. 전통적인 풍경 사진과는 달리, Brouws는 쇠락하거나 버려진 장소, 혹은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공간에 카메라를 고정한다.

그의 작업은 예술적 시각뿐만 아니라, 도시계획, 사회학, 문화인류학의 영역과도 교차하며, 단순한 미적 재현이 아닌 사회적 기록으로서의 사진을 추구한다. 이러한 방식은 Edward Hopper의 회화적 시선, 그리고 Ed Ruscha의 관찰적 태도와도 맞닿아 있다. 

작가의 핵심 주제잊혀진 공간, 침묵하는 풍경

제프 브라우스(Jeff Brouws)는 미국의 소도시, 고속도로 주변, 철도 창고, 폐쇄된 공장 등을 주요 촬영 대상으로 삼는다. 그는 이들 공간이 단순히 '버려진 장소'가 아니라, 미국 사회의 구조적 변화와 정체성을 말해주는 시각적 단서라고 본다.

이러한 공간에는 시간의 흐름, 자본의 이동, 인간의 흔적이 축적되어 있다. Brouws는 인간이 사라진 자리에서 그들의 존재를 추적하며, 도시화로 인해 소외된 공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의 사진은 말없이 많은 것을 말하며, 관람자에게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사진 철학 – '기억의 장소'를 시각화하다

제프 브라우스(Jeff Brouws)는 사진을 통해 '기억'을 환기시키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는 특정한 건물이나 구조물이 사회적 의미의 컨테이너 역할을 한다고 보며, 그것들이 지닌 기억과 감정을 사진에 담아낸다.

예를 들어, 그는 폐허가 된 영화관, 간판만 남은 모텔, 철거 직전의 창고를 촬영하면서, 한때 활기를 띠던 공간이 어떻게 침묵 속으로 사라지는지를 관찰한다. 이런 작업은 단순한 향수나 복고가 아니라, 현재를 되돌아보게 하는 시각적 성찰이다. 

기술적 접근색감, 구도, 거리의 미학

제프 브라우스(Jeff Brouws)는 풍경 속에서 인위적인 개입을 하지 않는다. 그는 대상이 되는 장소를 있는 그대로 담되, 프레임 구성과 색의 배치를 통해 감정의 흐름을 이끌어낸다.

그의 사진은 대체로 자연광을 활용하며, 특정 시간대 - 주로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 - 에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풍경이 가지는 감정의 결을 더욱 섬세하게 드러낸다. 색감은 절제되어 있고, 인물은 거의 등장하지 않으며, 공간 자체가 주인공이 된다. 그 안에서 관람자는 스스로 해석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대표작 – “Approaching Nowhere” (2006)

가장 잘 알려진 그의 대표작 중 하나는 사진집 'Approaching Nowhere'이다. 이 시리즈는 10여 년간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촬영한 작품을 모은 것으로, '비장소(non-place)'와 경계의 풍경을 집중 조명한다.

이 작업에서는 대형 마트 주변의 공터, 폐쇄된 철도역, 기능을 잃은 광고판 등이 등장한다. 이 모든 풍경은 인간의 흔적을 품고 있지만, 동시에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고요함을 담고 있다.

'Approaching Nowhere'는 단순한 사진집이 아니라, 현대 미국 사회의 단면을 압축한 시각적 기록물이다. Brouws는 이 작품을 통해,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장소들이 사실은 우리 사회의 본질을 드러낸다고 말한다.